양조 비수기인 초여름에는 양조장에서는 병입 등 출하 작업과 함께 기계 정비, 도구 관리, 양조장 대청소 등이 이루어진다. 양조장을 취재하러 가면 양조장 사람들이 직접 도구의 수리나 탱크의 페인트칠까지 하는 것을 보고 양조장 사람들은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즐기면서 하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양조철이 아닌 이 시기에 다음 시즌의 술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행사가 열린다. 바로 '술 마시기'이다.
6월 15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니가타시 혼마문고 니가타시 혼마초(本間文庫にいがた食の図書館)에 개관한 '술' 서가에서 두 권의 책을 꺼내어 다시 한 번 '呑み切り'에 대해 알아봤다.
니가타청주명인검정협회와 니가타현주조조합이 감수・편집한 '니가타모노시리북'(니가타일보사)에는 '저장탱크마다 다른 숙성상태를 파악해 적절히 블렌딩함으로써 안정된 품질로 출하할 수 있다'고 적혀 있는데, 이를 위해 행하는 것이 '노미키키리(呑み切り)'라고 한다.
"...... 탱크의 술을 꺼내어 숙성 정도, 세균 오염이나 향미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는 것을 '呑切'이라고 한다. 불을 붙인 후 처음 하는 술 따기를 '첫 술 따기'라고 한다."
또 한 권의 <그림과 상식으로 풀어보는 일본 술 용어 사전>에 대한 설명은 여기.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것은 '술맛'과 '입맛'이다. 나도 취재를 하기 전까지는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니혼슈어사전'에 '노미쿠치(呑み口)라고 불리는 뚜껑'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이것이다.
탱크 아래쪽에 있는 '술 따개'에 '술 따개'를 장착해 저장하고 있는 술을 꺼낼 수 있다.
탱크에서 술을 한 병씩 꺼내어 마시기 때문에, '마시기' 준비는 전날에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고천시의 금배주조에서 '술 따기' 취재를 했을 때, 전날 '술 따기' 작업부터 보여줘서 감탄했다. 그리고 한 병 한 병을 꺼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실감했다.
탱크에서 꺼낸 술은 각각 번호와 라벨을 붙이고, 술잔과 함께 진열되어 있다.
향과 함께 색상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니가타현 양조시험장 선생님 등 전문가에게 평가를 의뢰하는 양조장도 있고, 자사 경영자와 술장수 등 제조 관계자가 직접 평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술을 다 마신 후 축연을 하는 양조장도 있다.
'마시기'에 따라 다음 시즌에 마실 술의 맛이 결정된다.
나가오카시 아사히주조에서는 2015년 7월에 '술 마시기' 행사의 일부를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저장원주 100병 시음회'를 개최한 바 있다.
100병의 원주가 늘어선 모습은 압권이다.
이런 술들을 시음할 수 있다니, 사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꿈만 같다.
2019년까지 이어지던 이 행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작년에는 취소되었고, 올해도 아쉽게도 취소되었다고 한다.
내년에는 꼭 개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올해도 현내 양조장에서는 '술 마시기'가 진행되어 한 병 한 병의 탱크의 맛을 확인하고, 어떤 술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에 빠질 것이다.
양조장들이 고생 끝에 자신 있게 내놓는 한 병을 맛볼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싶다.
『cushu手帖』『新潟発R』編集長
高橋真理子
2021.06.28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