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선생님의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경험이 없던 당시 나는 이 예언에 담긴 명백한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선생님을 찾아뵈러 다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선생님의 식탁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자연스레 아내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평범한 인간으로서 나는 여자에게 냉담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 어린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으로 미루어 볼 때, 나는 여자와 교제다운 교제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것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관심은 오가며 마주치는 모르는 여자를 향해 많이 일할 뿐이었다. 선생님의 아내에게는 그 전 현관에서 만났을 때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후로 만날 때마다 같은 인상을 받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외에 나는 특별히 사모님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이것은 아내에게 특색이 없다기보다, 특색이 나타날 기회가 오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선생님에게 딸린 일부분 같은 마음으로 아내를 대했다. 부인도 자기 남편을 찾아오는 서생이라는 호의로 나를 대했던 것 같다. 그래서 중간에 서 있는 선생님을 제거하면, 즉 두 사람은 떨어져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처음 알게 된 아내에 대해서는 그저 아름답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느낌도 남아있지 않다.
한번은 선생님 댁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어요. 그때 사모님이 나와서 옆에서 술을 따라주었다. 선생님은 평소보다 더 즐거워 보였다. 아내에게 "당신도 한 잔 올라오세요"라며 자신이 마신 술잔을 내밀었다. 부인은 "저는 ......"이라고 거절할 뻔하다가 귀찮다는 듯이 받아 들었다. 아내는 예쁜 눈썹을 치켜세우며 내가 반만 따라 올린 술잔을 입술 끝으로 가져갔다. 사모님과 선생님 사이에 아래와 같은 대화가 시작되었다.
"특이한 일이지요. 나에게 술을 마시라고 말씀하신 적이 거의 없는데 말이야."
"너를 싫어하니까. 하지만 가끔은 마셔봐. 기분이 좋아질 거야."
"전혀 안 돼요. 너무 힘들어. 하지만 당신은 아주 즐거워 보이네요, 술 좀 드시고 가세요."
"가끔은 아주 즐거울 때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럴 수는 없다."
"오늘 밤은 어때요?"
"오늘 밤은 기분이 좋네요"
"이제부터 매일 밤 조금씩 드시면 됩니다."
"그렇게는 안 된다"
"드세요. 그래야 외롭지 않으니까요."
선생의 집에는 부부와 하녀만 있었다. 갈 때마다 대부분 숨죽이고 있었다. 큰 소리로 웃는 소리 등 들리는 시도는 전혀 없었다.
어떤 때는 집 안에 있는 건 선생님과 나뿐인 것 같았다.
"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내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그렇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내 마음에는 어떤 동정심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는 그 당시 나는 아이를 그저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 명만 받을까?"라고 선생님이 말했다.
"아저씨, 이봐요, 당신." 아내는 다시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언제까지나 만들어지지 않아요."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내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왜요?"라고 내가 대신 묻자 선생님은 "천벌 때문이야"라며 활짝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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